부정선거 핑계 쿠데타 음모... '브라질 윤석열' 보우소나루 법정 선다


-
- 첨부파일 : 20250327193021624.png (286.4K) - 다운로드
-
31회 연결
본문
쿠데타 등 5가지 혐의... 최대 40년형
2023년 1월 극우 폭동 조장한 혐의도
보우소나루 "편파적인 재판... 정치박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6일 브라질리아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쿠데타 시도 등 5가지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겠다고 결정했다. 브라질리아=EPA 연합뉴스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으로 극우 지지자들을 동원하고 군대를 의회와 법원 등에 난입시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쿠데타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공범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선거에서 패배한 뒤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쿠데타를 획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담당 대법관은 그가 쿠데타 계획을 "알고 있었으며, 조종했고, 논의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브라질 검찰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 외 33명의 공범은 당시 선거에서 그를 이기고 당선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포함해 구체적인 쿠데타 계획을 세웠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1년부터 전자투표 기계에 대한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으며, 2022년 들어서는 외국 대사 등을 만나 부정선거론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부정선거와 의혹에 대한 증거는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2023년 1월 8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습격해 폭동을 일으키자 대원들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다. 브라질리아=AFP 연합뉴스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후임자가 2023년 1월 1일 대통령 선서를 한 뒤에도 계속됐다. 일주일 뒤인 8일 극우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의 대법원과 대통령궁, 의회를 습격하고 폭동을 일으켰는데, 검찰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일당이 이를 조장했다고 보고 있다. 전직 군인인 그는 군을 끌어들여 선거 결과를 뒤집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 측은 "군 사령관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마지막 순간에 계획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법에 따르면 쿠데타 자체로는 최대 1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검찰이 △무장 범죄조직 연루 △민주적 법치주의 폭력적 폐지 시도 △폭력적 손상과 국가 자산에 대한 심각한 위협 △등록 문화유산 훼손 등 혐의도 함께 기소한 만큼 최대 40년형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미 재임 중 권력남용 등의 이유로 2030년까지 선거 출마가 금지돼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엑스(X)에 자신이 정치적으로 박해받고 있다며 "편파적이고 편향적이며 노골적으로 불공평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정치적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폭동이 일어난 2023년 1월 8일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텔레파시가 가능하지 않다면" 사건과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