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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면 이후…한쪽은 오만 한쪽은 아집 [신율의 정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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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chesterUnited
2025-04-14 18:50 158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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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으로 각 정당은 조기 대선 모드에 돌입하게 됐다.

현재 대선 국면에서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지난 4월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4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대표는 3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다.

이제 이재명 대표 앞날은 탄탄대로일까? 반드시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 물론 조기 대선 전까지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앞길을 가로막던 가장 중요한 장애물은 사실상 제거됐다. 그렇다고 모든 장애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거대 의석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이재명 대표 앞날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단순히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21대 국회와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가지고 어떤 정치적 행위를 해왔는지다. 이와 관련, 윤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발표된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 선고 요지에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 민주당 등 야당이 총 22건의 탄핵안을 발의해 고위공직자 직무가 중단되고,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 증액 없이 감액에 대해서만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는 점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민주당이 국정 운영에 여러 장애 요인을 ‘제공’했음을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해온 정치 행위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 기관이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 헌법 기관이 민주당 정치 행위에 부정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사실은, 결국 민주당의 정치적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셈이다. 이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시선이 불안정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그는 행정부를 이끌고 민주당은 입법부를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민주당 행태를 고려할 때 많은 국민이 이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이 지점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더 이상 수(數)로 밀어붙이는 정치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민주당은 마치 자신들이 이미 정권을 잡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4월 8일까지 대선일을 공표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질 않나, 알 박기 인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보면, 민주당은 스스로 정권을 이미 차지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러한 모습은 국민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킬 뿐 아니라, 민주당이 매우 오만한 집단이라는 인상을 준다. 민주당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지난 4월 2일 치러진 재보선 결과가 자리한다.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은 완패했고, 민주당은 대승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과연 민주당이 완승했다 단정할 수 있을까.

4월 2일 재보선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다. 통상적으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선거지만 이번 재보선은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치러졌기에, 결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고,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선거가 돼버렸다.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은 담양군수와 거제시장 선거다. 첫째, 선거 결과가 이변이라고 평가될 수 있고, 둘째, 투표율 역시 기존 재보선에 비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재보선 평균 투표율은 통상적으로 30% 초반대에 머무른다. 이처럼 낮은 투표율에서 나오는 선거 결과는, 정당 조직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번 담양군수 선거는 투표율이 61.8%였고, 거제시장 선거는 47.3%였다. 이 정도 투표율이면, 정당 조직력보다는 유권자 민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담양군수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후보가 당선됐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조직력과 영향력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 지역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사실은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재보선 결과를 민주당의 완승으로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거제시장 선거 결과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매우 뼈아픈 패배다. 역대 거제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던 것은 2018년 지방선거 단 한 차례뿐이다. 그런 지역에서 시장 자리를 내준 것은, 국민의힘이 스스로 성찰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의미한다.

거제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하고 다른 재보선 지역에서 대부분 패한 원인 중 하나는, 탄핵 반대 입장이 중도층에 전혀 호소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탄핵 반대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에서 승기를 잡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요컨대,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이에 대한 분명한 조치 없이 대선에 임한다면 대선 승리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보수 진영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증거’가 나타나긴 했다.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TK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이긴 하나,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선명하게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인물이 한동훈 전 대표다. 그런 그가 보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이 ‘전략적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보수 진영은 절박한 상황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온 전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다. 당시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층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연소 당대표를 탄생시켰다. 이는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와 같은 전략적 선택이 이번에도 가능하다면, 국민의힘도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어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현재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이재명 대표가 독보적인 대선 후보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국민의힘이 균형 잡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만 한다면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5호 (2025.04.16~2025.04.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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