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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는데 확인 안 하고 총선 치렀다? 대통령 책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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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chesterUnited
2025-03-10 15:38 9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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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온에어' 343] MBC < PD수첩 > 조윤미 PD

[이영광 기자]

▲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언급하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에서 패배한 측이 제기하던 주장이지만 크게 사회 이슈가 되진 않았다. 과연 부정선거 주장은 타당할까?

지난 4일 방송된 MBC < PD수첩 >에서는 '광장의 음모론 2부 - 대통령과 부정선거' 편이 전파를 탔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교수 모임에 참석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장남 전재국씨의 모습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부정선거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자세힌 취재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5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해당 회차를 연출한 조윤미 PD와 만났다. 다음은 조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전두환 아들이 계엄정국에 목소리 내고 있는 게 비극"

-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교수 모임에 전재국씨가 있었어요. 이거로 방송을 시작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계엄 이후에 실제 5.18을 겪으셨던 분들을 만났어요. 그분들에게 계엄은 굉장히 공포스러운 일입니다. 전두환씨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잃게 했는데 계엄 정국에 그의 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게 비극이라고 생각했어요."

- 모임에 전재국씨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부정선거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부지런하게 움직이세요. 집회도 하고, 세미나도 열고, 각종 기자회견도 열고 유튜브로 방송도 하죠. 그중에 한 세미나에 가게 됐는데 거기에 전재국씨가 있었어요. 전재국씨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들을 의병과 학도병에 비유하며 피를 흘릴 각오로 싸울 각오가 돼 있어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을 했어요. 중국이 우리나라를 공산화시키려 한다는 취지의 발표였기 때문에 그 근거가 궁금했지만 제가 뒤에 다른 일정들이 있어서 추가로 질문을 하지 못하고 행사장을 나온 게 많이 아쉽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은 거론했습니다.

"담화문 가운데 부정선거 관련한 주장의 대부분은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에서도 타임라인을 통해 전달했는데요, 2023년 7월에서 9월 사이에 국가정보원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 보안 점검을 했어요. 점검을 했더니 취약지점이 여럿 있었어요. 담화문에서 발표한 바로 그 내용이죠.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라고 했잖아요.

대통령으로서 충격을 받았다고 해놓고 그 뒤로 고쳤는지 확인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십니까? '4월 총선 하기 전에 제대로 고쳐라. 북한이 해킹하면 어떻게 하냐? 빨리 고쳐라' 하지 않았을까요? 부정선거를 계속 의심하고 걱정했던 대통령잖아요. 선관위에서는 보안점검 이후 문제되는 부분들을 대부분 고쳤습니다. 당연히 국정원에서도 2024년 1월과 3월, 두 번이나 후속점검을 했고요. 문제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총선을 치른 거에요. 대통령이 이 사실을 몰랐을까요?"

▲   MBC < PD수첩 > '광장의 음모론 2부 - 대통령과 부정선거' 예고편 화면

ⓒ MBC

- 부정선거가 맞다면 대통령 책임 아니에요?

"본인 얘기대로 해커가 마음대로 와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선거인 명부를 조작하고, 그걸 알면서도 4월 10일 총선 치뤘다? 대통령 책임이겠죠."

- 그 생각을 못 하고 얘기하는 건가요? 부정선거가 맞다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잖아요.

"결국은 극렬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수단이라고 봅니다. 국회가 탄핵만 일삼고 국정 운영을 방해하니 어떻게든 해산 시키고 싶은데 그러기 위한 명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부정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라고 해야지 그 말이 먹힐 거 아니에요."

- 강용석 변호사나 민경욱 전 의원 만나셨잖아요. 어땠나요?

"강용석 변호사는 우연히 만난 거였어요. 탄핵반대 집회에 갔다가 카메라 준비도 안 된 상태로 만났 거든요. 변호사님이 선거 무효 소송을 100건이 넘게 하셔서 그 이유를 묻고 싶었고, 선거무효소송 후원금 사용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어요. 결론적으로는 MBC를 못믿겠다며 응해주시지는 않으셨어요. 민경욱 전 의원은 인터뷰하실지 고민하셨지만 결국 취재에 응해주지는 않으셨어요. 부정선거 홍보 기자회견장에서 잠깐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 그분들이 진짜 부정선거라고 생각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현재 유튜브나 인터넷에 돌고 있는 빳빳한 투표지는 대부분 관외투표지라 깨끗할 수밖에 없거든요. 황교안 전 총리나 민경욱 전 의원님은 왜 빳빳한 투표지가 나온 건지 아실 만한 분들이잖아요. 빳빳한 투표지니까 외부에서 혼입됐다고 주장하시는 게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됩니다.

게다가 QR코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죠? 투표지가 진짜인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QR코드까지 전수조사했는데 선관위에서 부여한 번호가 다 맞는 걸로 나왔잖아요. 그러면 사실 이 투표지가 가짜라고 볼 이유가 없을 텐데 가짜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 기본 제도 못믿겠다고 하는 것... 위험하다"

- 저는 부정선거를 어떻게 믿는지가 궁금하거든요.

"우리나라가 전자투표시스템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개표장에서 표가 몇 장인지 확인해서 당락 여부가 결정이 되는 시스템이라 부정선거가 사실상 쉽지 않아요. 이야기를 나눠보면 우리나라 선거시스템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개표참관을 하셨던 분들이 다 그 말씀을 하세요. 참관해보면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서버에 기록할 때 전산에서 뭔가 잘못되는 거 아닐까 걱정할 수도 있잖아요. '이 투표지가 100표인데 100표로 지금 입력합니다. 맞게 기록하는지 확인하시고 사인하세요.' 이 과정을 9명이 한다고 해요. 개표장에 실물 투표지가 있고, 이 실물 투표지를 여러 사람이 확인하고, 확인한 내용을 기록할 때 여러 사람이 크로스체크 하는 구조라 서버에서 숫자가 변경된다? 불가능한 일이죠 "

- 사전 투표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나 봐요.

"사전 투표에서 민주당 표가 많이 나왔다는걸 문제 삼는 건데요. 선거의 책임을 내가 아닌 다른 이유에서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은 들어요. 시민들은 이상한 게 있거나 의혹이 있으면 문제 제기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지금 부정선거를 주장하시는 분들의 주장은 사실 억지스러워요. 이상한 투표지들은 전부 사전선거 투표지들이었는데요, 사전선거 투표지는 투표장에서 직접 프린트를 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했었어요.

그런데 이런 문제는 21대 총선 때 많이 발생했고 22대에는 프린트기를 바꾸거나 사무원들 교육을 통해서 개선해왔어요. 부실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것을 곧장 부정선거로 연결하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고 봐요. 대법원 판결을 무조건 받아들여라는 주장이 아니라 대법원에서 나온 증거들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QR코드를 통해 가짜 투표지가 하나도 안 섞여 있다고 나왔는데 왜 가짜 투표지를 범죄 조직이 조직적으로 만들어서 전국의 사전선거 투표함에 몰래 집어넣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어떤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봅니다."

▲   MBC < PD수첩 > '광장의 음모론 2부 - 대통령과 부정선거' 예고편 화면

ⓒ MBC

-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잖아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선거에 불신을 갖게 하면 민주주의에도 안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부정선거론이 위험한 게 '이거 다 대법원에서 이미 판결 났어요'라고 얘기해도 불공정하다고만 하세요. 선관위원장을 법관들이 하니까 법원이 제대로 판단을 안 한다고만 얘기하세요. 그럼, '경찰과 겸찰은 부정선거 관련해서 왜 수사를 안할까요?' 물어보면 경찰과 검찰도 못 믿겠다고 하세요. 사전선거에 민주당이 많이 나온 게 이상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께 '이상할 이유가 없다, 여론조사도 사전선거 하신 분들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다'고 말씀드리면 여론조사도 이상하다고 하세요.

경찰·검찰·법원·선거시스템 모두를 부정하는 단계인거죠.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제도들을 못믿겠다고 하는 것, 그래서 사법기관을 때려부수고 헌재의 결정을 부정하는 단계로 나가는 것, 이건 정말 위험한 일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부정선거 주장은 그동안 변방에 있다가 대통령의 계엄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죠. 나라를 이런 혼란에 빠뜨린 건 대통령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분들은 기승전 '서버 까'라고 주장하시거나 '형상 기억 종이'를 설명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아까 잠깐 방송 후 반응을 보니까 형상 기억 종이는 더 이상 얘기 안 하시더라고요. 빳빳한 투표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된 것 같고요. 이제 남은 건 유령투표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통합선거인 명부 공개가 남았어요.

제 생각에는 공개하면 좋겠어요. 선관위에서도 통합선거인명부 공개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고 오히려 제발 추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세요. 선관위가 자기들 임의대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더이상의 소모적인 의혹이 없도록 정치권에서 적법한 절차를 마련해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하시면 좋겠습니다."

▲   MBC < PD수첩 > '광장의 음모론 2부 - 대통령과 부정선거' 예고편 화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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