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4·2 재보선서 엉터리 봉인지” 활동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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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지난 1월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을 둘러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4·2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에서 ‘자국이 남지 않는 투표함 봉인지가 사용돼 투표함을 얼마든지 열어볼 수 있다’는 부정선거 의혹이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일정이 지연되면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제시한 ‘부정선거 음모론’이 온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유튜브 채널 ‘황교안 티브이(TV)’에 올라온 ‘4·2 재보궐 선거 부정선거 증거1’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투표함에 검은색 봉인지를 붙인 뒤 이를 떼어내니 투표함에는 아무런 자국이 남지 않는다. 또 다른 여성은 헛웃음을 지으며 “어떻게 이렇게 (자국이) 하나도 남지 않죠”라고 말한다. 이 영상엔 “사전투표 2일차 부산 문현제3동 투표소에서 찍은 엉터리 봉인지, 떼고 나면 투표함에 잔여물이 남아야 정상입니다. 아예 대놓고 뗐다 붙였다 하겠다는 거죠”라는 설명이 붙었다. 지난 28~29일 진행된 부산교육감 사전투표 과정에서 부정선거 정황이 발견됐다는 취지다.
이 영상은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누리집에 공유되며 확산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이젠 (부정선거를) 숨기려는 노력조차 안 하고 있다”, “사전투표장에 가서 저런 봉인지 발견하면 깽판 놓자”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특수봉인지를 뗐다 붙이면 봉인지 위에 ‘OPEN VOID’란 하얀 글씨가 새겨져 훼손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하지만 이는 현재 투표장에서 쓰이고 있는 ‘비잔류형 특수봉인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계자는 “봉인지를 투표함에 붙인 뒤 떼어낼 경우 투표함에는 자국이 남지 않고, 봉인지에만 ‘OPEN VOID’라는 하얀 글자가 반복해 나타난다”며 “투표소마다 투표함 개수와 봉인지를 잘못 붙였을 경우에 대비한 여분을 반영해 봉인지의 전체 개수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봉인지의 접착력이 강할 경우 투표함에 봉인지의 표식이 묻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총선 때 제주 지역 투표소에서 비슷한 사례가 생겨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전투표 때 썼던 투표함을 선거일에 다시 쓰는 경우에 투표함에 묻은 잔여물을 미처 닦지 못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투표함에 남은 자국이 아니라 봉인지에 나타난 훼손 여부 표시”라며 “참관인들이 봉인지가 온전한지 계속 보고 있고 경찰도 이동하면서 봉인지 훼손 여부를 계속 확인하기 때문에 누군가 투표함을 미리 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론자들은 선거 때마다 비슷한 주장을 반복하는 상황인데,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예상 외로 늦어지면서 음모론이 더욱 커나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헌법재판소 선고의 지연으로 무정부 상태와 같은 기간이 길어지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부정선거론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며 “헌재의 빠른 결정이 정말 필요한 이유다. 최악의 경우 부정선거론이 투표 때마다 제도에 대한 불복의 형태로 나오는 양상이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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